벨커가 찾아낸 바울 인간론의 천재성은 무엇일까?
우선 벨커는 바울이 영육 이원론을 주장하고 있다고 하는 연구를 비평한다. 물론 성서에 나오는 바울의 표현이 일면 영육 이원론을 주장하는듯 보이나, 결코 육체나 영 어느 한 쪽에도 기울지 않는다.
오히려 바울은 <몸>(soma)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. 몸은 육체(sarx)와 전혀 다른 역동성을 지니며, 다양한 영혼적-정신적 능력들의 제어를 받는다. 바울이 몸을 설명하면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“몸 안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”이다(계시의 담지자, 성만찬 등등). 영의 권세가 몸의 지체들의 활동을 일으키며, 믿는 자들을 그리스도의 몸과 연합시킨다.
그렇다고 몸 개념을 육신과 혼(psyche)의 결합체로 이해하는 것은 조심하자고 벨커는 말한다. 만약 성령의 역사와 혼을 구분하지 않으면 인간 생명에 있어서 영적 및 신학적 차원의 혼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. 바울이 혼을 인간의 몸과 정신의 단일체라고 암호처럼 표현은 하고 있지만, 그것이 구원론적 규모를 가지는 것은 아님을 벨커는 단호히 주장한다.
벨커가 보기에, 바울은 혼 보다는 <마음>(kardia)과 <양심>(syneidesis)을 주목한다. 하나님의 말씀이 마음 속에 믿음을 일깨우며, 하나님이 인간의 마음 속에 빛을 비추신다는 것이다. 그리고 양심은 영의 능력이 현시되는 장소이자 자기판단의 역동적이면서 불안정하고 민감한 공개토론장이다. 바로 이 마음과 양심의 개념 내지 주제에서 신학이 심리학, 철학, 그리고 사회인류학과 대화할 수 있다고 벨커는 본다.
내가 보기에,
바울이 육이나 영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의 철학적 사조를 피했으며, <몸>이라는 새로운 개념 -특히 그리스도의 몸을 설명하며- 을 제시하는 점에서 그의 기발함이 나타났고, 몸을 단순히 육신과 영혼의 결합체로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천재성이 드러났다. 몸을 가진 인간은 마음과 양심을 지닌다. 여기에 성령이 개입/역사한다. 이것이 벨커가 보는 몸의 구원론적 규모인 듯하다.
그러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은 하나님 영과의 접촉점인가? 사람의 마음과 양심에 하나님 영만 역사하시는가? 거기에 악령도 역사하지 않는가? 마음과 양심은 가치중립적일 수 있는가?
* 벨커 교수의 논문 파일은 저작권 때문에 첨부할 수 없을 것 같다. 이번에 벨커 교수를 초청한 NCC 선교훈련원에서 어서 자료집을 내놓았으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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